또한 프로농구 선수가 되는 법은 중·고교를 거쳐 대학농구에서 가능성을 인정받고 드래프트를 통해 프로에 입문해 주전으로 발돋움하는 것이다.
하지만 2020~2021 프로농구 정규리그에서 감독상과 MVP를 받은 이들은 모두 일반적인 것과 다른 길을 걸었다.
모두가 쉽지 않다는 길을 걸어 최고상인 감독상과 MVP를 거머쥔 이종(異種)들의 '유쾌한 반란'. 그만큼 사연도 드라마틱했다.
- 전창진(왼쪽) 감독과 송교창. KBL 제공
전주 KCC를 정규리그 우승으로 이끌며 감독상을 받은 전창진(58) 감독의 현역시절은 화려하긴커녕 초라했다. 학창시절에야 촉망받는 유망주로 삼성전자에 입단했지만 부상으로 실업선수로 고작 1년밖에 뛰지 못했다.
은퇴후 삼성전자 농구단의 주무로 프런트 일을 한다. 홍보, 운영, 사무, 트레이너 등 온갖 일을 다 맡으며 인정받는 ‘선출 프런트’가 된다.
주무를 거쳐 프로구단 코치가 된 것도 일각에서는 ‘대스타’ 허재를 잡기 위해 그와 가장 친한 전창진을 코치로 승격시켜 환심을 사기 위한 것이라는 말까지 있을 정도였다. 허재는 타팀으로 이적했지만 어쨌든 코치로 발을 내딛은 전창진은 2001~2002시즌 원주 TG삼보의 감독대행으로 감독직에 처음 앉는다.
당시 전 감독은 허재-김주성 등을 앞세워 정규리그 3위가 플레이오프를 거쳐 우승하는 최초의 일을 만들며 본격적으로 한국 농구계에 지도력있는 감독으로 인정받는다. 그리고 원주 동부, 부산 kt, 안양 KGC등을 거치며 우승 3회, 감독상 5회를 받을 정도로 뛰어난 감독으로 우뚝 선다.
하지만 2015년 프로농구에 터진 승부조작 사건에 연루돼 감독직에서 물러났고 이후 2016년 9월 불법 스포츠 도박 및 승부 조작과 관련해 검찰로부터 증거 불충분에 따른 무혐의 처분을 받은 데 이어 2019년 6월 단순 도박 혐의도 무죄 판결을 받았다.
- KBL 제공
전창진 감독은 KCC 복귀 당시 "예전에 받았던 감독상 등 상패들을 싹 다 버렸다"고 했었다. 이번 감독상을 받고 나서는 “이 상은 죽을 때까지 잘 간직하겠다”며 “앞서 받은 5개의 트로피를 모두 버리고 이 자리에 다시 설 수 없을 것으로 생각했다”며 감격해했다.
역대 최다 감독상의 영예(6회)를 안은 전 감독은 초라한 선수시절과 프런트로만 7년을 보낸 후 승부조작 혐의로 대법원 판결 끝에 무죄를 받는 파란만장한 감독생활 후 역대 최다 감독상 수상자가 됐다.
▶1997년 프로농구가 출범 이후 첫 고졸 MVP의 탄생
농구대잔치를 거쳐 프로농구 KBL이 출범한 것이 1997년. 이후 수많은 스타들이 탄생했지만 고졸 출신 MVP는 없었다. 모두 대학을 거쳐 프로로 온 선수들이 MVP를 타왔고 지금도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프로로 가는 경우는 많지 않다.
하지만 송교창(25)은 달랐다. 고졸임에도 2015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3순위로 KCC에 지명됐을 정도로 유망했다. 아무래도 고졸이다보니 키우는데 더 시간이 걸릴 것이라 생각했지만 데뷔시즌부터 챔피언결정전에서 팀이 1승3패로 우승을 내주기 직전 승부를 6차전으로 끌고 가는 결정적인 득점을 해내는 등 가능성을 보여줬다.
- KBL 제공
소속팀 KCC가 정규리그 우승까지 차지해 지난시즌 MVP에 올랐던 ‘허재 아들’ 허훈(부산 kt)을 누르고 압도적인 MVP(총 107표 99표 득표)에 올랐다.
동기생들이 대학을 나와 지난시즌 프로에 입단해 프로 2년차 시즌을 맞는데 송교창은 정규리그 MVP에 올시즌 후 FA자격까지 얻으니 그의 대학 진학 포기와 프로 진출은 ‘신의 한수’였던 셈이다.
송교창은 MVP 수상 후 "(고졸로 프로에)나오는 것 자체가 힘들 것이다. 성장할 자신이 있다면 나오는 것이 맞다. 대학이 맞는지, 프로가 맞는지 의견을 낼 수는 없지만, 선택을 잘해야 한다"며 "조급해하지 말고 기회를 기다리면서 운동을 하면 좋은 기회가 찾아올 것"이라며 자신의 선택이 무조건 옳지 않을 수도 있음을 당부했다.
KBL 23시즌만에 처음 나온 고졸 출신 첫 MVP인 송교창. 아직 프로농구는 플레이오프를 남겨두고 있다. 과연 ‘감독상’ 전창진 감독이 이끄는 ‘MVP’ 송교창의 KCC는 통합우승까지 달성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 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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